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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

손가락 2008/05/18 08:24
 내가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재미있고 궁금하고, 삶에서 탐구를 통한 진리를 찾지않는다면 그것은 삶에 대한 비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공부를 함에 있어 바람부는 것에 흔들리지 않고 비록 상아탑이라고 할 지라도 그 안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날인가에는 그러한 공부가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를 던져 줄 수 있는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낙관론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응당 지켜야 할 인간의 가치가 되든, 사람들의 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해주는 일상 속의 원리가 되든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최대한의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자 또한 인간이므로 그의 시대를 완전히 초월할 수는 없음을 느끼고 있기에.

하지만 시국을 보면 이런 말도 무색해진다. 적어도 학자라면 그의 배움을 다른 사람들의 것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범행도구로는 쓰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언젠가 승모형이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절대 어용학자는 되지 말라"고 했다.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어용이라는 말을 쓰기엔 내가 배운것이 너무 없었고 나 자신도 그런 것에 휩쓸리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배움은 그런 것과는 다소 무관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어용(御用)학문'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너무나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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