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탑'의 첨단(尖斷)

Ceteris Paribus? 2007/03/12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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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랫동안 즐겨보던 드라마가 오늘 종영했다. 다들 익히들 아시겠지만 '하얀거탑'(고유명사인 바, 붙여쓰겠다는). 맨 처음에 번역된건 꽤나 오래전인 것 같았는데 (아마 내가 고등학생 때?) 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지켜보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를 보고있자니 10 여년이 지나는 동안 나의 가치관이 변한 것인지 혹은 드라마 작자의 의도가 개입되어 인물들에 감정 이입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과거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말하자면 나는 무엇때문에 이 짓거리를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정확히는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5둴 무렵) 처음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무슨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어떤 책을 읽었고, 그로부터 내가 해야 할 것은 바로 진리를 찾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부터 내가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은 시작되었다. 단순하게도 나의 목표는 오로지 '무엇이 가장 참된 길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다. 사실 그때까지 공부를 해 본적이 없었다. 초등학교때부터 동네에서 개망나니로 소문난 건  기정사실이었고, 사실 내가 고등학교를 집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기숙사 학교로 가게 된 것도 부모들이 사고치는 자식을 '저놈의 자식, 군대나 갔다오면 정신 차리려나'하는 입장에서 였던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조금은 (소위 말하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고 아주 맹목적인 목표를 가지고 대학까지 진학하게 되었다. (정작 그런데 대학 진학 과정에서는 부모가 생각하는 사람되는 과정과 내가 생각하는 사람되는 과정이 상당히 달라서 진통을 겪고, 뻘짓거리로 1년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공부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공부라는 것을 인생의 업으로 삼기 위한 초입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이 초입에 들어서서 길을 보게 되니 내가 상상했던 것만큼 그 길이 잘 닦인 것이 아니었다. 정확하지 않은 표지들이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고, 정체를 알수 없는 입간판들이 서서 길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그러한 많은 것들이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섰을 뿐인) 여행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나는 무엇을 찾으려고 이 길을 나선 것일까? 예기치 않게 결단을 맞이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반추했다. 죽음이야 인간에게 어쩔수 없는 숙명이니 그렇다고 쳐도, 그 순간에 그는 자신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인생을 살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보려고 한다. 무엇때문에 이 길을 가는 건가. 어줍지 않은 자기 과시와 학적 성취라는 거창한 휘장을 어깨에 달기 위해서, 혹은 자기의 후손들의 만세번영할 부귀영화를 위해서? 그 어떤 것도 금의야행(錦衣夜行)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금의(錦衣)를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옷을 입는 자신에게 충분히 만족한 옷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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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똥파리 2007/03/12 13:48 Modify/Delete Reply

    필명 바꿔야지 똥파리 ㅋㅋ 울엄마가 지어준건데 완전 친근하다
    조낸바보시퀴 조낸바보시퀴 ~~난 니가 진리를 찾기시작한 때를 기억하고 있다
    소강당에서 완전 개싸이코처럼 거들먹거리며 진리가 어떻고 저떻고 랩을 했었지
    사람들이 아마 다들 이랬지 "아 ~놔~ 재 뭐야~" 너땜에 강당에 있던 학부모랑 애들
    다 나갈뻔 했다 ... 그때 장려상탔나 ???
    ㅎ ㅣ ㅎ ㅣ 난 기행문 찔끔거린 걸로 최우수상탔지 (절대 never 필자자랑 아님)

    고등학교때 이야기하니까 너의 그로테스크한 행상이 생각나서 지껄였음
    그나저나 어찌하나 우리 흰거탑끝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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