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의 문제
손가락 2008/07/07 23:44과연 음반시장이 쑥대밭이 된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많은 사람들은 전자적 형태의 음원의 불법적 범람(MP3의 불법다운로드)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으로는 음반시장의 질적 하락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두가지 의견을 종합해본다면 불법적인 형태이긴 하나 (그러한 불법적인 행위의 제제가 사실상 없는) 대체제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극도로 낮아졌으며 기존 음반의 질적 수준도 떨어져 구매의사(willingness to pay)가 낮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대체효과로 인한 수요저하와 상품의 질적 하락으로 인한 수요저하가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그러한 문제의 해결책은 매우 자명하다. 다만 정부의 허술한 정책이 소비자로 하여금 그러한 문제를 야기하도록 방조했을 뿐이지.
정부는 애초부터 불법적 형태의 음원사용을 막았어야 한다. 미국에서 일어난 냅스터 사건이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는 동안 미국 내에서는 전자적 형태의 음원사용에 대해 제조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 입법을 진행함과 동시에 징벌적 형태의 벌금부과를 통해 불법적 음원 사용에 대한 조치를 취해 소비자들에게 음원의 불법 사용이 어떠한 측면에서든지 처벌 받을 수 있음을 분명하게 했다. 미국도 음반시장이 불황이라고는 하나 한국처럼 '막장'분위기의 불황은 아니다. 게다가 한국 음반시장은 상대적으로 외국 음반의 점유율이 낮은 폐쇄적 성격이 다분한 내수시장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적인 불황이 한국 음반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하는 것은 중요성의 측면에서는 다소 어폐가 있는 지적이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경우인 소리바다의 음원 사용에 대한 불법판정은 내렸으나 전자적 음원사용에 대한 권리를 명시한 입법이 (제대로 지정되어도 있지 않았지만) 명확히 진행되지 않았고 그에 대한 처벌도 사실상 없었다. 대부분의 웹하드 업체가 음반 뿐만이 아니라 영화, 드라마와 같은 각종 미디어의 불법적 유통의 온상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에 대한 규제나 처벌을 사실상 전혀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음원의 유통을 담당하는 저작권협회는 조직 내부의 이익 분배에 급급해 원제작자에게 음원 사용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밀실행정으로 벅스뮤직의 음원사용 등에 대한 정확한 입장 정리와 보상(거래)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 음반시장은 활황은 고사하고 존립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위기에 놓여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자명하다. 음반의 사용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과 관련 법규 개정 및 제정, 이에 대한 철저한 시행. 가장 기본적인 원칙의 마련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쉬운 답을 거부한 채 다른 곳에서 어려운 답을 찾고 있다. 마치 역대 한국의 정부지도자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