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본체(1) - 이건 누군가 했던 것 같은데
손가락 2008/07/12 13:01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기술하는 상황은 상당히 바뀌었다. 일전에 쓴 글 (기억상실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 http://www.wizmith.com/base/entry/기억상실에는-뭔가-특별한-것이-있다1 & (2); http://www.wizmith.com/base/entry/기억상실에는-뭔가-특별한-것이-있다2) 에서도 짤막하게 기술했 듯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들은 소재면에서 최루적 기법을 사용(기억상실, 불치병)을 사용하여 그들의 사회적인 포위의식(?)을 기술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드라마들에서는 그러한 기법의 사용이 상당부분 사라지고 있으며 그러한 기법에서 나오던 메시지들도 상당부분 약화되거나 다른 메시지들로 교체되었다. 즉, 사회적인 의식의 변화와 그것들이 기술되는 일반적인 상황이 달라졌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홈 드라마의 경우이다. 홈 드라마의 대표주자라면 역시나 김수현씨의 드라마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전체적인 틀은 과거의 것들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 3대가족, 가까운 친척과 몰려사는 대가족, 고부갈등, 사돈간 갈등 등. 드라마의 전체적인 구성은 변하지 않았고 줄기차게 지향하는 '아름다운 보수'라는 관점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세부적인 인물들의 행위의 동기와 그것을 지지하는 드라마 작가의 관점이 변화하였음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과거에는 부모에 대한 존경과 순종이라는 의식이 관습적인 의미의 당연함으로 해석되었다. '부모님 전상서' 같은 경우에는 주인공에 해당하는 가부장이 매일 고인이 된 부모에게 편지를 쓰는 일로 그러한 관습적인 의미가 해석되었으며 미화되었다. 그러한 행위에 대해 어떤 부수적인 이유는 동반되지 않았으며 대다수의 (중, 장년층)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미화된 관습적 의식의 행위를 보임으로써 그러한 존경과 순종이 정당화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부모의 역할을 겸하는 중장년층의 (남자의 경우에는 은퇴를 계기로 비롯되는 경제적, 정신적) 퇴락과 (여성의 경우에는 자녀들의 장성과 폐경으로 오는) 우울을 이유로 하여 그들에 대한 순종과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장성한 자녀들이 희생한 부모에 대해 배신을 하고 있다는 형식을 통한 (자식새끼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식의) 동정의식을 불러일으키면서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서 그들이 원하는 것(보수적 순종과 가족의 화목)을 지켜줄 것을 요구한다. 즉, 특정한 도덕적 요구에 대한 이유가 관습적인 이유에서 (그들 나름의) 합리적 이유로 바뀌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사회적인 의식의 변화, 즉, 관습적인 행위의 정당성보다는 이성적,합리적 정당성을 중시하는 의식의 변화를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 중점에 놓인 부모에 대한 순종이라는 중심적 가치는 변화하지 않았으며 그것은 일관된 형태로 지지되고 있다.
다음편은 연애 드라마에 대한 분석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