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에 하나

손가락 2008/04/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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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도 따뜻해지고 업무량도 줄어들면서 졸음으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생겼는데 잠을 깨고 나면 뭔가 묘한 기분이 든다. 요컨데 '호접몽'의 경험이라고나 할까. 기분도 싱숭생숭해서 공부하는 속도도 조금은 줄어들고 있고 앉아서 사무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살도 피등피등 찌고 있다. 생활의 안정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 생활 중에 왠 생활의 안정이냐고 하면 조금은 할 말이 없지만서도 말이다.

여간 여유시간이 많아진 만큼 그 시간을 틈타 공부를 하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걸 해서 과연 주변사람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말이다. 지난 주말에는 부모님과 전혀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을 다녀왔는데 다녀오면서 유학 준비나 공부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 부모님은 내 유학 준비 등에 대해 관심은 있으시나 잘 모르시는 관계로 항상 이야기를 들어주는 입장이시다. 가끔은 조언을 해주시기도 한다. 여간 이야기를 하던 중에 연봉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뭐 개인적으로는 가족을 갖거나 (부모님 외의) 누군가를 부양하고자 하는 생각도 없고 딱히 남들처럼 자동차나 집에 대한 욕구도 크지 않아서 세금내고 집세내고 밴드할 정도의 돈만 준다면, 그리고 연구하는데 딱히 갈구지만 않는다면 미국에서 쭉 지낼 생각을 하고있다. 요즘 내가 차츰 나이를 먹고 부모님도 연세가 들어가시니 그런 생각에 대해 걱정이 많으신 것 같다. 전에는 내가 미국에 돌아간다던가 가족을 갖지 않겠다던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걱정하시지 않았는데 꽤나 심각한 말투로 그러면 안된다고 하시는게 멤돈다. 사실 부모님 입장에서야 자식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가족을 갖지 않는다면 여러모로 안정된 생활이 힘들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가끔은 그래도 난 혼자 있는게 더 행복한데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복잡한 인간사가 학문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근원이기는 하다만 글쎄, 나로서는 그 복잡한 인간사에 선뜻 발을 들일만큼 용기가 가상하지도 못하거니와 딱히 유인도 없어 죄송한 마음이 든다. 뭐, 가족의 화합(?)을 위해 매주 교회도 나가는 나로서는 그런 식의 정당화에 대해 할 말도 없지만서도 말이다. 나이를 좀 더 먹고 (일단 전역부터 하고) 공부를 더 하면서 생각해 볼 일이지만 그 지지고 볶는 재미라는 것과 내가 원하는 평온함의 사이에서 뭘 선택해야 할지는 아직은 미지수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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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8 17:31 2008/04/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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