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7/24 저조

저조

손가락 2008/07/24 17:09


비가 계속 와서인지 체력도 떨어지고 기분도 영 좋지않다. 잠이 굉장히 많이 늘었고 드물게 공부하다가 조는 일까지 생겼다. 확실히 장마철과 태풍이 있는 초여름이 나에게는 힘든 계절이기는 하다. 오히려 한여름은 버틸만 한데.그래서인지 일기예보에 대한 불만에 감정이입이 심해지고 있다. 사실 난기류와 관련된 대기물리가 물리학자들의 무덤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바 한국처럼 대륙성 반도 지형이 작고 복잡한 경우에 예보의 불확실성이 더욱커진다는 것을 알고 그다지 불만도 없었건만 어제 저녁 뉴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화가 버럭 나버렸다. 뉴스의 요지인즉슨 민간예보회사의 도입을 통해 기상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체적인 기상예보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 한마디로 전형적인 멍텅구리 행정이라고 밖에.

기상청 예보의 불확실성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장비 및 인력의 문제.  또 하나는 지형적 특성의 파악 문제. 두번째 요소의 경우에는 민간 업체가 진입한다고 해도 더 나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동안 기상청이 기상예보 산업을 독점하면서 누적된 기상예보에 관한 정보 및 경험은 압도적인 수치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장비와 인력의 문제인데 이것은 전형적인 공공재의 문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기상예보는 정부기관인 기상청에 의해서 독점적인 운영이 되던 사업이었으며 정보의 제공이 무상이었다. 이러한 기상예보는 공공재에 해당하는데 문제는 그러한 공공재의 질을 높게 원하는 구매자들이 있다는 것이고 공공재의 특성상 그러한 충족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과연 공공재의 질적 향상을 높이기 위해 민간 사업자의 진입을 가능하게 한다면 기상청이 생산하는 생산물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기상청은 다른 민간 기업과는 달리 기상예보를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한 공공적 목적, 즉 일반적인 형태의 예보만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그렇기때문에 다른 민간 기관과의 경쟁과는 무관하게 유지된다. 즉, 일기예보를 제공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유지가 될 이유가 있기때문에 경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정보제공이 무상이므로 그러한 경쟁과는 오히려 더 멀리 떨어져있다. 문제는 정확한 일기예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민간업체의 도입인데 물론 도입이 된다면 일부 소비자의 요구는 충족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특성상 전화와 같이 투입되는 초기비용이 엄청나고 배포에는 거의 추가적 비용이 들지 않는 일기예보 산업 특성상 여러기업이 진입하여 난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아이러니이다. 이미 여러 경제학 교과서에서 나와있듯이 이와 같은 산업에는 자연 독점이 가장 효율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여러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의 질적 차이가 뚜렷하지 않은 산업에 엄청난 양의 중복투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비효율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정부가 더이상 기상청의 일기예보 예측 향상을 위한 설비나 인력투자에는 더이상 돈을 쓸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이고 원하는 것은 민간 기업으로부터 얻어라, 민간기업이 사업을 안하는건 우리가 알 바 아니다 라는 아주 행정편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 도대체 이 정부는.

Trackback :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