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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a Fide

Ceteris Paribus? 2008/06/07 23:17
 
  최근 정치상황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며칠 전부터 읽고 있는 책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서양 근대 정치사상사>(책세상, 2008, 강정인 외) 를 읽고있다. 책의 머릿말에서 엮은이(들)는 한국의 정치상황은 과거의 한국에 살았던 이들이 가졌던 (정치)철학적 기반에서 비롯된 상황보다는 현재의 서구의 정치체제에서 비롯한 여러 상황들과 유사성이 더 크기 때문에 한국의 현재 정치상황에 대한 올바른 지평을 위해 서구의 근대 정치사상사를 공부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내가 이 책을 집어들게 된 이유도 이와 같다.
중간에 읽다보니 마르틴 루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르틴 루터의 사상의 기반(Sola Fide, Sola Scriptura, 만인사제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 서구의 정체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기독사상에 대한 비판을 하고있다. 글쓴이는 현재의 미국의 기독사상을 공민주의라고 다르게 칭하면서 그것이 스스로 마르틴 루터에서 비롯한 프로테스탄티즘에서 기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은 그것은 마르틴 루터가 지칭한 본래적 의미의 신학적 개혁과는 전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있다. 마르틴 루터는 '95개조 반박문' 이외에도 많은 저작을 통해 당대의 교황을 '적 그리스도'라고 칭하면서 그가 대변하고 있는 것은 물신 맘몬Mammon의 숭배 (마태복음에도 나오고, 출애굽기에도 등장. 주로 '황금송아지'를 섬기는 것으로 대변되는)의 사제역할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저자는 마르틴 루터의 인용을 통해 현대의 신자(라고 칭하는 자)들이 정치와 종교생활의 이분화를 통한 물신숭배를 정당화하고 있으며 이는 마르틴 루터가 주장한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마르틴 루터는 정치에서의 신의 개입을 정당화하였으나 이것은 고대 복점과 같은 미신적 형태의 개입이 아니며 신을 섬기는 원칙, 물신에 대한 숭배의 배제와 신 앞에서의 겸손과 같은 기독교의 본래적 미덕을 갖게 하는 실존적인 형태의 신의 개입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편 현대에 와서 이러한 마르틴 루터의 가르침의 본래적 의미의 훼손은 사회주의의 개입(마르틴 루터를 농민전쟁에서 농민들을 배신한 반동으로 엮는)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으나 그 중심에는 미국 공민주의자들이 서있음을 말한다. 즉, 본질적으로 프로테스탄티즘와 속세적 부의 숭배는 양립할 수 없는 평행적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막스 베버의 논지를 받아들이며 물신숭배와 기독신앙의 양립을 (억지로) 가능케했으며 이를 통해 과거와 같은 면죄부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기독교는 미국에서 수입된 것이며 신학적인 본질면에서 이와 같은 모순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없다. 마르틴 루터는 그의 저서를 통해 세속적 부와 신에 대한 헌신은 양립할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의 기로에서 진정한 신자로서 세속적인 부를 포기하는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신에 대한 헌신을 이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한국의 교회들은 오늘도 주말마다 수많은 믿음이 없는 자들에게 그의 더러워진 손을 신의 이름을 사칭한 물로 씻어주고 궤 안에 돈을 쌓고 있다. 말하자면 이제 그들은 영혼을 낫게하는 만병통치약을 팔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들의 궤 안에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그들은 천국으로 갈 수 있을까?

그건 그렇고...오늘은 축구 2연전일세...요르단전, 유로 2008개막식...잠은 다 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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