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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6 말 많아

말 많아

손가락 2007/02/26 00:28
 
텔레비전을 보고있는데 오늘 요상한 광경을 봤다. 그건 바로 텔레비전 속의 인물들이 '혼잣말'을 하는 것. 그러니까 말하자면 '방백'처리 된 대사였는데 뭔가 낯설었다. 무엇이 이상한 것일까 혼자서 방바닥을 구르면서 생각해본 결과 그 위화감의 정체는 바로 '혼잣말' 그 자체. 문제는 내가 속으로 생각하는 말을 공부할 때 외에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찌보면 그것이 머릿속에서 하는 말일 수도 있는데, 그말은 곧 내가 평소에 말을 할 때에는 절대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속어로 표현을 하자면 소위 말이 '뱃속에서 튀어나온다'라고 하는 식인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심지어는 공부할 때 조차도 말로 생각하고 싶은 바를 줄줄 읊으면서 공부를 하니 머리 안에 언어가 들어 있을 새가 없다.  

그럼 문제는 여기에 있다. 도대체 생각을 하지 않고서 말을 하면 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분명 언어는 뇌속에서 조합되어 나오는 것인데 말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지 않고 혼잣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뭘 말하는 것일까? 생각해보건데 뇌가 언어를 조합해 내는 것이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과정이라서 언어를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별개로 언어가 '발설'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모국어가 아닌 말들을 할 때에는 어떤 말을 해야하나 하고 일단 생각해 본 후에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주로 영어나 라틴어나 뭐 하여간. 여기서 주목해야 하고 싶은게 바로 언어가 '외국어'로 발설되는 과정인데.

굳이 과정을 예시로 보자면

나는 로마 시민이다 => Civis romanus sum
     ( 모국어, 생각)           ( 외국어, 발설)

뭐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을 종종들 느끼실 것이다. 특히 외국어가 서툰 사람일수록. 그럼 두가지의 과정을 거쳐서 언어가 발설되는 과정을 생각해 봐야겠는데 첫번째는 어떻게 언어로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언어로 구현되는가의 문제 (아, 말이 이상해) 이다. 여기서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언어와 사고의 문제. 언어가 사고를 만들어내는가 (i.e., 언어가 사고를 만들어낸다) 혹은 사고가 언어를 만들어 내는가 (i.e., 사고가 없으면 언어도 없다)는 문제.
야심차게 시작해보려 했으나 아직도 말 많은 문제 어느새 도달하게 되어서 저번의 현상학 건과 마찬가지로 또 묻어놓게 생겼다. 두번째는 말도 못 꺼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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