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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낮을 지나서

손가락 2007/08/3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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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빛을 싫어한다. 뜬금 없이 무슨말이냐고 하겠지만 나는 빛보다는 어두움을 좋아한다. 빛이 주는 자극이 싫다. 그래서 나는 어두움을 좋아한다.

어느날인가 누군가 나에게 무슨 색깔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아마 나는 흰색을 좋아한다고 했던 것 같다. (덕분에 이 블로그의 배경색도 흰색이지만) 그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나에게 자극이 없어서' 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자극이라는 것에 일종의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많이 든다. 약이나 음식이나 특별히 격렬하지는 않아도 나름 조심하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키는 면역작용들이 온 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것 같다. 육신 뿐만이 아니라 정신에도.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사람에 대해서 쉽게 다다갈 수 없는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이 진심일까. 나도 나의 정신을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 분석하고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 실타래는 얽혀간다. 그 순간 잘라버려야 할 실뭉치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그런 주제에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경제학을 하겠다니. 그것도 인지과학에 철학까지 하면서. 말도 안되는 노릇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정말 소위 말하는 '가정교육'의 문제인 것인가? (사실은 그게 본질적인 문제일지도)

나는 인간을 알고 싶다. 나는 살면서 내가 인간이라는 생각을 해본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나는 그냥 나이고 남들은 인간이라는 다른 종족의 한 뭉치로 나와 떨어져있다는 생각을 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가끔 인간임을 자각할 때는 몸이 아프거나 할 때 정도랄까. 다른 인간들 전반이 보이는 해괴한 행태를 보면서 도대체 왜 저런 일들이 벌어질까 생각하는 것이 내가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철학을 공부한 것이었고) 뭐 고등학교 때에는 사람들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하면 잡아서 두개골을 쪼개보고 싶다고 할 정도였으니 -_-; 하여간 인간을 안다는 것은 내가 공부를 하는 데에 있어서의 목적들을 분류할 때 가장 큰 카테고리가 될 것이다.

여러모로. 아아. 여간. 여러모로 인간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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