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보관
Ceteris Paribus? 2006/09/30 19:39
말하자면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종되는 경쟁시장에서의 자원배분이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자원배분보다 사회 구성원 전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반균형이론에 덤벼들었고, 그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인물이 Debreu, Aumann 등이다. (사실 Aumann은 게임이론으로 받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단순한 replica economy가 아니라 uncountable 한 소비자가 있는 경제에서의 시장균형의 존재성, 유일성을 증명한 것도 꽤나 알려진(?) 공적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반균형이 그다지 이슈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불확정성하의 의사결정이론, 게임 이론등이 더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한마디로 학문에도 유행이 있다는 말씀. 그 이유는 역시나 위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정치적인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아무리 수학적인 도구를 많이 써서 중립적인 형태의 모습을 띄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기반에는 세계 정세와 그것의 바탕이 되는 사상들이 그대로 녹아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상이 없는 경제학은 단순한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학에서의 수학은 단순히 상황을 정량화하고 단순화하기 위한 언어의 한 가지 일뿐, 그 이상의 중립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 수학이라는 체계 자체가 세계를 완전히 기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필연적이기는 하다만) 그렇기 때문에 수학이라는 도구에 매몰되어서는 그 이면에 흐르는 거대한 흐름을 놓치게 마련인 것이다. (그렇다고 수학을 못하는게 합리화되는건 아니다) 그러므로 경제학을 공부하는 데에 역시 또하나의 거대한 축은 현실에 대한 뛰어난 직관,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인 감각과 냉철한 현실분석일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교육, 역사와 철학, 문학 등의 인문학을 통한 인격과 사상의 성숙일 것이다. 경제학을 공부한지 2년 반만에 원론적인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되다니, 내 공부는 역시 숙성보관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