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12/10 Santeria
  2. 2008/08/13 날씨타령 (1)
  3. 2008/02/02 글러먹었어
  4. 2006/09/20 미시수업 (4)

Santeria

분류없음 2010/12/10 16:34


 어느덧 미국에 온지도 6개월이 다 되었다. 유학생 생활이라는데 이건 뭐 한국에서 생활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연구실에 있는 애들의 국적이 좀 다양화되었다는 점 외에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 여전히 집에 틀어박혀서 증명들과 싸우고 있고, 소위 말하는 '주류' 학문을 배운다는 생각은 전혀 안드는 삽질의 연속이다. 과연 한국에서 배우던 틀이 좁다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깨닫게 되었고, 그다지 다를 건 없지만 내가 알고있던 세계가 proper subset이라는 사실만은 거의 반증 불가능할 정도로(!)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전에는 미시가 좀 더 axiomatic하고 거시가 미시적 가정들을 무시하는 사기라는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 있었는데, 이것도 상당부분 수정이 되었다. 미시는 좀 더 플라톤스러운 세계이고, 거시는 굳이 말하자면 post-modern한 세계에 가깝다는 정도라는 것이지. 한국에서 내가 배운 것들은 상당부분이 여기선 최소 20년 전에서부터 써먹었고, 지금은 갈때가 된 것들이 (물론 필요하긴 하지만) 대부분이라는 것이지. 여간.
 무슨 기분으로 살고 있는지, 혹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지 하는 생각을 잊은채로 살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고, 지금도 무슨 생각으로 글을 쓰는지조차도 불분명하다. 말하자면 뇌세척이라는건데, 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국에서 알던 것들은 잊고, 새로운 것들로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그 과정에서 텔레비전이나 뉴스를 통해 세계를 접하던 가장 기본적인(?) 통로마저도 닫고 살다보니 더욱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된다. 먹고 자고 공부하는 동물이 된 느낌이라고 하면 적당할까. 내가 한국에서 닮고싶지 않았던 어떤 패턴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반복학습 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나름은 소심한 발버둥을 쳐보려 하지만, 글쎄, 여기서 무슨 이야기를 한들 그게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득 여기와서 느끼는 건데, 내가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려한건지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조차 부족하다면 부족하달까 그런 느낌이 든다. 정말 지난 6개월간 한 번도 나에게 그것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았으니까. 난 애초에 누군가를 위해 공부한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으니까. 적어도 생존이라는 측면과 더 가까우면 가까웠지, 그게 남들을 위한다거나 과시를 위한 목적과는 애초에 거리가 있는 행위이지, 이 공부라는게. 안하면 죽게 생겼고, 모르니까 환장하겠는 그런 상황.그러다가 생존 목적의 생업의 도를 넘어서게 되고, 그에 대한 변명을 하려다보니 난 공부가 좋아서 한거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한 거고, 그러냐? 그럼 좀 더 해봐라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온거지. 뭐 이젠 전처럼 별다른 자기 합리화나 이상 부여는 할 수 없는 (하지 않는) 좀 더 담백한 상황에 내가 이른 것 같다. 그래서 전처럼 굳이 나에게 질문하고 답하고 부정하는 상당히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반복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렇게 담백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다. 뭐, 이런 심적 상황에는 이젠 학점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걸 할 수 있겠다는 나름의 부담없는 환경이 있지만, 그러한 부담이 공부 자체의 가벼움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 보도 듣도 못하던 것들을 배우고, 한국에서 몇 년을 배워도 이해가지 않던 (정리되지 않던) 것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난 상당한 희열을 느낀다. 더 하면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가끔 (상당히 가끔) 내가 배우고 있는 것들을 구토를 통해 게워내버리고 싶을 정도로 진절머리나게 이해가 안되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익숙하게 참고 다시 삼킨다. 삼키고 또 삼키고. 그러면서 지내는 중이다.
2010/12/10 16:34 2010/12/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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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타령

손가락 2008/08/13 23:55
 아, 요즘 정말 덥다. 말하는 것도 짜증이 날 정도로 날씨는 덥고 게다가 한국의 여름은 진정으로 습해서 아주 힘들다. 그나마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고 있기야 하다만 컨디션도 난조를 보인다. 게다가 텔레비전에서는 그 놈의 올림픽 때문에 매일 보던 드라마도 못 보고 있다. 제발 방송 3사에서 같은 것 좀 틀지 말란말이다!

여간. 어제 느릿느릿하게 진행되던 MWG Market Power 부분을 다 보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Market Power는 시장에 진입한 monopolist의 수와도 관계가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시장에 monopolist들의 진입을 허용할 만큼 충분한 먹을거리가 있는가(즉, monopolist가 setup cost를 감수할 만큼의 이윤을 거둘수 있는 시장의 크기가 형성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러한 설정 하에서 monopolist들의 진입에 따라 market power가 분산되며 competitive한 상태의 가격으로 생산물의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 대강의 요지이다.

여간 내용을 보고 연습문제를 푸는데 어째 잘 안풀리고해서 풀다말다 빈둥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내용을 말할 수 없는 기밀업무 수행으로 (뭐, 알고 있을 사람 들은 알겠지만 그 망할 놈의 기밀업무 덕분에) 공부하는 도중에 족족 시간 외 근무를 하느라 이것저것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기타도 사실 못 친지가 거진 3주가 다 되어간다. 손에서 슬슬 굳을 살이 빠지는 중인데, 어째 칠 엄두도 시간도 나지가 않는다.

계량을 보다가 결국 다시 ODE부분과 Linear Algebra를 다시 개괄하고 있다. SVD도 제대로 생각 안나고 eigenvalue의 성질도 가물가물해서 결국 처음부터 다시 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어찌보면 예견된 비극의 시작이었다고나 할까. 덕분에 영어공부는 거의 손을 놓고 있다. Writing도 귀차니즘으로 연습을 거의 안하고 있다.

쓰다보니 최근 생활이 엉망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맞다, 최근 생활 완전히 망가진 거. 사실 다른사람들은 바쁘게 사는지 모르겠는데 난 매년 여름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논다. 겨울에는 공부도 하고 좀 바쁘게 사는데 여름에는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선풍기 앞에서 책읽고 컴퓨터 게임하면서 논다. 그러던 사람이 갑작스레 일과 공부를 하려니 잘 될리가 없지. 게다가 업무 스트레스(?)로 컨디션까지 난조이니 할 말 다했지. 아. 원.

그러고보니 알던 사람들이 다들 (대부분) 미국으로 가는 것 같다. 이제 내가 아는 남은 사람들은 몇 없다. 정말, 손에 꼽을 정도만 남은 것 같다. 어느새인가 내가 공부를 하러 미국에 간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지가 오래되었는데 가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많은 의문이 든다. 내가 과연 공부할 만한 자격을 지녔을까라는. 사실 난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이런.
2008/08/13 23:55 2008/08/1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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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먹었어

손가락 2008/02/02 13:12
 요즘 후임인 L군과 잡다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는 하는데 최근에는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있다.

1. 국과 찌개의 차이는 무엇인가?

2. 클럽과 크럽의 차이는 무엇인가?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명이 나왔다. 불에 계속 올려놓고 먹으면 찌개고 불을 거둬서 그릇에 담아 먹으면 국이다, 국물의 상대적인 비율에 따라 비교적 국물 양과 내용물 양이 동등하면 찌개고 국물이 더 많으면 국이다 등등.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 식당 아주머니 曰 " 국이나 찌개나 그 동네가 그 동네여!". 음.

두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개념들 (라이브 클럽이나 댄스 클럽 등)에 대해서는 '클럽'이라고 하고 비교적 이전에 개념이 생긴 것들(나이트 '크럽', 헬스'크럽' 혹은 골프'크럽' 등)에 대해서는 '크럽'이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두가지 부류의 개념들이 들어온 시대의 외래어 표기와도 관련이 있지만 두 사람의 경우의 관점에서 봤을 때 비교적 자유분방함을 포함하는 느낌으로 '클럽'을 쓰고, 권위적이거나 혹은 기성세대와 관련해 퇴폐적이라는 느낌에는 '크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한국 사회가 갖는 세대적인 분절과도 모종의 연관이 있다는 어정쩡한 결론.

음. 근무중에 이런 이야기를 두 남자가 서너시간씩 하고 있다.
2008/02/02 13:12 2008/02/0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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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수업

손가락 2006/09/20 23:29
www.ibiblio.org/Dave/Dr-Fun/df9405/df940519.jpg
내일 미시(2) 수업이 있는 날이다. 며칠동안 고민하던 숙제를 구글검색으로 해결하고 (-_-)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와있다. 이번 학기 선택한 과목 중 개인적으로 가장 잘 선택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과목이 이 미시(2). 가끔 수업하는 김** 교수의 순박한 말투가 급속히 빨라지는 경향이 있지만 (긴 증명할 때) 착실한 수업스타일과 많지 않은 수강 인원이 마음에 든다.
사실 생각해보면 내가 1학년 말에 전공선택시 경제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 이유는 바로 수학을 쓰는 과목이 경제학 밖에 없어서 -_-;. 사실 통계학도 수학과목이긴 하지만 어쩐 일인지 나는 통계만 보면 고등학교 때부터 경기를 일으키는지라 (이제와서 정확히 말하자면 '확률론'을 싫어하는 것이긴 하다만) 어쩐지 통계학과는 꺼려졌다. 덕분에 2학년 이래로 수학 과목만 줄창 듣느라 정작 경제학 과목은 간신히 졸업학점이나 면할 정도 밖에는 듣지 못했다. (사실 대학원 과목을 학부 학점 과목으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게다가 이번학기는 경제학과 과목이라고는 달랑 미시 (2). 나머지 과목들은 죄다 수학. 게다가 급기야는 수학과 사람들도 안 듣는 수리논리를 듣고 앉아있으니 당최 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여간 경제학과는 이상한 이유로 인연을 맺고 요즘에는 논문까지 끄적끄적. 내가 봐도 어이없고 유치한 논문인데 어쨋든 마무리를 지어보자고 기를 쓰고 있으니 조만간엔 결말이 나지 않을까 싶다. 어찌어찌 학위까지 해보자고 마음먹게 되었으니 앞으로야 어찌될지 알 수 없지만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 법한 참으로 기이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경제학 과목중에서도 (일전에도 n번 정도 언급한 듯 하나) 게임을 꽤나 좋아하는데 실력은 쥐뿔도 없으면서 여기저기 들이대고 있으니 문제이다. 잔뜩 모티베이션을 갖고 시작한 모델링들이 폐지조각이 되서 방안에 벽지로 여기저기 덕지 덕지 붙어있으니 참 남들이 보면 무슨 대단한 공부나 하는 줄 알겠다. 여간 혼자서 요리조리 들이대보고 씨익 알수 없는 기이한 웃음을 짓고 다니고, 술마시면서도 생전 게임이라고는 <뷰티풀 마인드>밖에 본 적이 없는 친구 녀석들한테 설명을 하고 앉아있으니 변태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학회의 한 선배는 게임을 보고 사악한 기술의 결정체라고 하는데 뭐 사실 게임이라는게 인간의 이기심을 이용하는 게 근간이니 할 말도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보편적) 인간의 행태연구라는 경제학의 본질 측면에서 게임만큼이나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지적을 하는 분야도 딱히 드물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신경경제학이니 행태경제학이니 말 그대로 '과학'을 이용하는 분야들이 많은데 아직 그 정도 수준에 이르기엔 '레베루'가 아니되고, 머리 속에서 허물었다 부수는 세계를 사랑하는 연구자라고나 할까.

P.S. 최근엔 가을모기가 부쩍 늘어서 모기들의 이동 방향을 합리적으로 예측해서 최소한의 시행으로 가장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는(?) 모기 사살법을 연구하고 있다.
2006/09/20 23:29 2006/09/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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