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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전망
Ceteris Paribus 2012/01/31 07:06특히나 근대 국가가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정책과 행동을 마치 잘 전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실제로 구성원들이 느끼는 국가 정책에 대한 거리감과 실제 접근 가능한 거리간의 괴리를 위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국민들은 자신들의 투표행위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 투표행위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선출이지, 그 대표자를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대표자를 선출한 것보다 더 많은 행위가 필요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하위 대표자들의 동의마저 필요하다. 이는 근대 민주주의가 관료적 정당 체계에 기반을 두고있음에서 비롯하는 체계적인 비효율이며 적어도 현재의 관료적 정당체계가 파괴되지 않는 한은 근본적으로 수정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모든 사람이 모든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를 얼마든지 양방향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정보화시대에 과거의 일방향적 관료적 정당체계에 기반한 정치 체계를 굳이 지지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1. 근대 민주주의가 가지는 비효율성이 현재의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이다.
2. 기술적 기반이 확보된 현재에 이러한 근대 민주주의의 비효율성을 수정할 가설을 세워보자.
다소 뜬금없지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보자 한다.
먼저 왜 근대 민주주의가 가지는 비효율성이 현재의 '위기 상황'의 근본 원인인가? 이는 일전에 본인이 쓴 글 - 거시 호구의 거시 - 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주장이다. 즉, 미래 상황을 합리적으로 대비하지 않고 빚잔치를 벌인 정부/정권들의 행동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 원인은 근대 민주주의 정권이 독재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제정된 단임제 - 혹은 연임제 - 정권들 사이의 정권 교환이 정책의 일관성을 가져오지 못한 것에 있다. 대부분의 근대 정당 민주주의는 선출 관료와 이들에 의해 지명되는 임명 관료들에 의해 정권이 유지된다. 이들 임명 관료들은 정권 유지를 위한 정당성이 확보되는 유일한 수단, 선거에 이기기 위한 득표 집단을 동원한다. 이를 정당 머신(machine)이라고 베버는 표현하였는데 말하자면 국회의원 - 보좌관 - 지구당의 형태로 유지되는 전형적인 정당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당 머신이 생계로서의 관료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권을 유지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투표자들에게 접근 가능한 정보를 왜곡시키고 동원을 통해 반대 의견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국민들에게는 채권의 발행을 통해 국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주고 물가를 내려 생계를 안정시켜주겠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것이 자신들의 자녀 세대에게 빚을 지우고 자신들의 생계를 일시적으로 도모하게 하려는 수단임은 묻지 않는 것이다. 오직 보이는 것은 일자리와 물가, 이 두 가지 프로파간다일뿐. 이러한 왜곡과 정권 유지는 지역구 시의원 선거부터 대통형 선거까지 관료제의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동일한 형태의 복제를 거쳐 실현된다. 말하자면 동일한 맥락의 왜곡이 좁은 지역 선거에서 넓은 지역의 선거까지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관료제 민주주의의 비효율성이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 것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수단은 현재의 관료제 민주주의에 기반하는 가장 폭력적인 기구인 국가를 해체하는 것이다. 유사 이래로 근대 민주주의 국가만큼 체계적이며 폭력적인 압박을 개인의 행동에 가하며 이를 정당화하는 체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전근대/중세의 국가가 봉건적인 특성을 지녔다고 하지만 현재처럼 모든 인간의 행동에 대한 체계화된 규정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덕분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임의적 판단이 판을 치던 시대였지만, 현재의 대법원이나 청와대라고 그렇지 않은가? 예나 지금이나 정치적 판단은 결정권자의 임의적 판단에 의존한다. 그렇게 좋아하시는 헌법이나 성문법은 엿이나 먹으라지. 여간. 이러한 거대한 기구가 소수의 임의적 판단에 의해 정책을 결정하는 경우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고, 실패의 여파도 크게 미친다. 즉, 정책결정을 하면서 판단해야 할 조건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 feasible한 - 정책의 수단이 적어지고,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계속 튀어나오게 되면서 정책의 목표가 흐트러지거나 그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실패할 경우, 넓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에게 그 여파가 미치기때문에 실패의 위험성도 커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말이지.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은 독일식 정당명부제고 나발이고 체계적인 비효율은 계속된다. 오히려 정당명부제는 중앙당에서 비례선출된 대표권한을 분배하는 식이므로 이러한 관료적 비효율성이 심화될 가능성을 상당히 내포하고 있다. 석패율제는. 훗, 그따위 개소리를 가지고 나불대는 것들은 학부에 가서 정치학 입문부터 다시 배우고 오라고 해라. 여태껏 근대국가가 관료적 민주주의를 유지한 것은 이러한 제도가 광역화된 지역에서 모인 자원을 집중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중앙집권적 제도였기 때문에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세계사책을 펴서 보면, 유럽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제국주의적 확장을 시도했는데, 이러한 시도는 많은 자원과 실패의 위험이 동반된 일종의 모험사업이었고, 이를 위해 자원의 집중과 실패의 손실을 분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중앙집권화를 시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가 발전이 늦게 시작되었네 하는 이유를 이탈리아 반도의 영방국가화와 묶어서 설명하는 이유가 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이런 중앙집권화의 열매와 이면의 독을 다 보았을때, 이제는 열매는 다 맛보았고 서서히 독이 온 몸으로 퍼지기 시작한 단계가 된 것이다. 다른 의미에서 보자면, 경제학 이론에서 설명하는 성장곡선은 항상 오목한 - concave한 -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성장 초기단계에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만 성장이 진행될 수록 서서히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경험적 가정을 포함하고 있다. 나는 현재의 중앙집권화의 비효율성에서 초래되는 손실과 성장의 이득이 반전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낮은 수준의 폭력성을 지닌 영방국가/연합국가의 형태로의 해체수순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스위스의 칸톤 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 문제는 현재의 국가들이 중앙집권화된 국가를 기준으로 설계되면서 발전되어왔기 때문에 많은 생산 수단들이 일정 지역 - 예를 들자면 서울 - 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균형발전과 생산 수단의 지방 이전이 그 과도적 형태에서 필요한 정책이다. 현재의 빠른 정보화 기술이 사실상의 직접 민주주의를 일정한 범위 내에서 - 시, 군, 더하면 도까지 -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생산 수단이 확보된 상태에서 각 지역 정권들이 유연한 정책결정을 통해 최대의 효율성을 추구하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이러한 이전을 통해 중앙집권화된 근대 국가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현대 국가로서 자연스럽고 빠르게 이전하는 국가가 지속적이며 높은 성장 및 복지를 추구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꼬리 1. 누구처럼 전국의 하천 운하를 수도권으로 연결해서 하나의 일률적인 운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하시는 분은 이러한 흐름과는 정반대로 가시는 분이지. 그나저나, 이제 그것들은 다 어떡하지. 복구하는데도 돈이 엄청 깨진다는데.
꼬리 2. 그렇지 않다면 운하 지하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하거나 이멀젼(참조:gears of war)을 발견하면 모르지.흠.
